삶에서 나타나는 메세지를 이해하는 방법
상마이와 동국대 강의를 끝나고 나온 하늘의
무지개
💭 일기 – 어느날 눈앞에 스치는 주님의 속삭임
삶 안에서 주님의 메시지가 실제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을까.
그 물음은 오래도록 내 안에서 맴돌았다. 2025년, 유난히도 버거웠던 시간 속에서 나는 그저 웃으며 하루를 견디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담담한 얼굴을 하고, 근근이 숨을 이어가듯 시간을 통과하던 나날이었다. 동료 교사와 함께 동국대학교에서 데이터 분석 수업을 마치고 나왔을 때였다. 강의실의 열기와는 달리, 바깥 공기는 차가웠고 겨울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남산 언덕 자락, 희미한 안개와 빗방울이 뒤섞인 그 저녁의 풍경은 어딘가 쓸쓸하였다. 나는 본능처럼 손으로 하늘을 가리며 달려가려 했다. 더 젖기 전에, 더 추워지기 전에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하늘에 걸린 하나의 무지개를 보았다.
잿빛 하늘을 가로지르며 고요히 떠 있던 그 빛의 호(弧).
설명할 수 없는 경이(驚異)가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힘듦도, 우울도, 두려움과 원망도 그 찰나에는 힘을 잃었다. 나는 비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젖어갔다. 마치 주재(主宰)하시는 분의 손길이 자연이라는 장막을 통해 내게 말을 건네는 듯하였다.
“괜찮다. 어두움 속에서도 때가 차면 무지개는 뜬다. 너의 삶에도 그러하리라.”
그 음성은 실제의 소리가 아니었으나, 분명한 내면의 울림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비를 맞으며 한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삶의 고독 속에서도 결코 홀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날 비로소 느끼게 된 듯했다.
원하는 것은 늘 더디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아니, 어쩌면 내 생애 안에서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루어짐의 여부가 곧 하느님의 은혜의 척도는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과 방향 안에 있으며, 나는 다만 순종의 마음으로 걸어갈 뿐이다. 나의 계획을 내려놓는 자기부인(自己否認), 그것이야말로 제자됨의 주님이 말씀하시는 겸손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가끔 두려움에 잠식되어 때로 ‘인간다움’이라는 신의 선물을 잊는다. 비교와 불안, 성취와 실패의 계산 속에서 인간의 존재의 존귀를 스스로 깎아내린다. 나 또한 그러했으며, 지금도 그러 한 듯하다. 믿음을 말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의심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느님을 신뢰한다고 고백하면서도 현실의 벽 앞에서 쉽게 낙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느날 무지개가 내 눈앞에 떠올랐다. 내가 거의 잃어가던 순간에 말이다. 환경안에서 잃음을 넘어, 자신의 내면에 가치를 잃어가는 순간,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내가 주님을 찾듯이, 주님 또한 나를 찾고 계신 것은 아닐까. 내가 기도로 손을 뻗을 때마다, 이미 그분은 먼저 나를 향해 손을 내밀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 싶다.
어두운 하늘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너머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신뢰할 수 있는가.
비를 피하려 달리기보다, 비를 맞으며 서서 하늘을 바라볼 용기가 내게 있는가.
그 하늘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 나로부터 발현되는 주님의 메세지(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