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Making

디지털 메이킹은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활용하여 창작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자 회로 설계, 3D 프린팅, 레이저 커팅, CNC 밀링 등의 다양한 디지털 제조 기술을 포함하며, 디자인 관련 플랫폼을 활용하여 새로운 디지털 산출물을 창작하는 것 또한 포함됩니다.  전통적 공학적 관점에서의 디지털 메이킹은 전통적인 수공예 기술과 결합되어 더 정밀하고 복잡한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합니다.  현대적 공학적 관점에서의 디지털 메이킹은 위 '전통적 공학 관점' 이외의 디지털 툴을 활용한 모든 창작을 포함합니다.

제가 연구하는 디지털 메이킹은 영상 창작의 전 과정을 '영상 창작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 도구를 사용하여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아이디어 구상부터 최종 편집 및 배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포함합니다. 주요 디지털 툴(Tools)로는 그래픽 디자인 도구(예: 캔바), 전문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예: 어도비 프리미어),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예: 어도비 애프터 이펙트) 등을 활용합니다. 학생들과 수업을 할 때는 '캔바(Canva)'의 영상 창작 기능 및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합니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융합교육 관점 강화: 디지털 메이킹은 학생들이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의 개념을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추상적인 개념을 실질적인 경험으로 전환시키며, 다양한 학문적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무엇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교육적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창의성은 '지식'의 집합과 경험으로 발현되기에 기초 교육에 대한 학습을 소홀히 하면 안됩니다.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디지털 메이킹 프로젝트는 복잡한 문제 해결 및 실제적 문제 해결을 요구합니다.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나아가 그 해결책의 최적의 아이디어를 긴 호흡으로 '정교'하게 '제작(Makiing)'하는 과정에서 전통적 교육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개인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협력과 소통 능력 함양: 근래 디지털 플랫폼은 '링크'를 활용하여 협업을 하기 용이해졌습니다. 나아가 스마트폰 및 테블릿으로 협업도 가능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배우게 됩니다. 이는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를 위하여 유의미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2024년 7월 17일, 서울시교육청 연구정보원의 소프트웨어 체험센터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을 위한 ‘디지털 및 인공지능’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불안과 설렘의 감정이 교차했다. 강의 전날, 오직 한 명의 아이가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아이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일, 담당 연구사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아이가 온다고 해요! 그러니 15시까지 오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학교 출장을 신청한 후, 정보원에 도착해 김주O 연구사님과 담소를 나누며 아이를 기다렸다. 15시 15분경, 걱정과 달리 순수하고 정직한 모습의 아이가 나타났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밖에서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때, 디지털 교육을 좀 더 특별하게 진행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아이와 같이 내 살아가는 관점을 느껴보기를 원했다. 캔바 플랫폼을 소개하고 설명한 후, "선O야, 우리 나가서 남산을 걸으며 너만의 관점과 시선으로 비오는 날을 느껴보자!" 라고 제안했다. 함께 밖으로 나가 빗소리를 들어보았다. 처음에는 연구정보원 정문 앞에서, 그다음은 10미터 떨어진 벤치 앞에서, 숲 속에서, 그리고 슬레이트 아래에서 각 장소마다 다른 소리를 느꼈다. 또한, 미시적으로 공간을 관찰하며 16:9 비율로 영상을 담았다. 5초짜리 영상을 40컷 정도 담는 것을 목표로, 우리가 촬영한 데이터를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작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그리고 세상을 걸으며 단순히 걷는 행위와 '관찰하며' 걷는 행위는 다름을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아이는 이러한 수업이 신선했다며, "비오는 날이 싫었는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라고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실습실로 돌아와 함께 녹음된 빗소리를 듣고, 촬영한 영상을 하나씩 보며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고, 빗소리 힐링 사운드 컨텐츠를 제작했다. 만들면서 아이의 생활, 학교에 다니지 않을 때의 마음, 좋은 점과 나쁜 점,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메이킹의 과정에서 메이킹에 집중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그런 교육을 아이와 함께한 날이다.